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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 종교·국적 물어봐”… 신 믿는다는 칠레인 살려줘
칠레
자유게시판

 
입력 11/16
ㆍ조회: 107      
“테러범, 종교·국적 물어봐”… 신 믿는다는 칠레인 살려줘



금요일 밤, 파리의 주말이 시작되려는 참이었다. 슬로바키아 여행객 아드리안 스벡은 파리 11구 샤론 거리에서 여자친구와 여유롭게 저녁식사를 즐길 계획이었다. 이들은 카페 ‘벨 에퀴프’로 가려다가 바로 옆 레스토랑으로 방향을 돌렸다.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테이블 밑에 숨어 있던 스벡은 곧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공포를 억누르며 길가로 기어나왔다. 벨 에퀴프에 들어섰을 때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생지옥이었다. 산 사람은 없었다. “아무도 움직이거나 울고 있지 않았다. 사람들은 피로 흥건한 바닥에 말없이 누워 있을 뿐이었다”고 그는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전했다. 벨 에퀴프에서는 19명이 희생됐다.

이번 테러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바타클랑 극장에서 30대 청년 루아크 비엘은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비엘은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 표를 매진 직전에 겨우 구했다. 목숨을 건 관람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바로 옆에서 테러범의 총에 맞은 사람들이 하나 둘 쓰러졌다. 비엘은 “테러범 3명 중 2명을 똑똑히 봤다”면서 “그중 한 명은 자살폭탄용으로 보이는 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칠레인 다비드 프리츠 괴팅커는 극장 테러범이 총격을 가하기 전에 국적과 신을 믿는지를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을 믿으며 프랑스인이 아닌 칠레인이라고 답하자 테러범들이 총을 쏘지 않고 나를 놓아줬다”고 했다.

남매 중 한 명은 자살폭탄 공격이 벌어진 축구 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다른 한 명은 인질극이 벌어진 바타클랑 극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경우도 있었다. 프랑스 국가대표 축구선수 앙투안 그리즈만(24·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그의 누나는 테러 당일 밤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과 바타클랑 극장에 각각 머물고 있었다. 독일 축구팀의 친선경기에 참여한 그리즈만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신이시여, 제 여자형제와 프랑스를 보살피소서”라는 글을 남겼고 이튿날 새벽 트위터에 “제 누나가 바타클랑 극장에서 탈출했습니다”라고 올려 남매가 무사함을 알렸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에 병원도 아비규환이었다. 파리 조르주 퐁피두 병원의 필립 쥐벵 응급센터장은 “전쟁보다 참혹했다. 평생 그렇게 많은 부상자를 한꺼번에 본 적은 없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쥐벵 센터장은 테러가 발생한 직후 호출을 받고 출근해 총상 입은 50명의 부상자를 마주했다.

테러 공격을 받은 레스토랑 ‘카사 노스트라’에서는 무슬림 직원이 부상당한 손님을 구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큰 폭발음이 들리면서 창문의 유리 파편이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사람들의 얼굴에 박혔다. 그 와중에 많은 피를 흘리고 있는 여성 두 명이 보였다”고 말했다.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여성들 쪽으로 달려가 그들을 업고 지하실로 뛰어 내려갔다.  

스마트폰 덕분에 목숨을 구한 경우도 있다. 프랑스 방송 아이텔은 실베스트르라는 이름의 남성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대신 폭탄 파편을 맞아 위험한 상황을 피했다”면서 “휴대전화가 아니었다면 내 머리는 산산조각났을 것”이라고 말하는 영상을 보도했다.  

구사일생으로 죽음의 위기를 빗겨간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신원도 확인되고 있다. 록그룹 공연이 열리고 있던 바타클랑 공연장과 카페 등에서 테러가 발생해 20∼40대 젊은층이 많이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관람객과 공연 관계자 등의 희생이 잇따랐다. 무대에 있었던 록그룹 멤버들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밴드의 상품 담당 매니저인 영국인 닉 알렉산더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밴드가 속한 유니버설뮤직그룹 계열사인 머큐리 레코드의 간부 토마스 아야드도 목숨을 잃었다. 현지 뉴스 채널인 프랑스24의 기술자 마튜 어슈와 프랑스 문화잡지에서 록과 관련한 글을 쓰는 기욤 데셰르도 공연장에서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록 음악을 즐기던 20대의 프랑스인 변호사 발렌탱 리베도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파리 근교 스트라테 디자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던 미국 롱비치캘리포니아주립대 3학년 노에미 곤살레스(23·여)도 캄보디아 식당 ‘프티 캉보주'에서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다 테러범의 총에 맞아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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