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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을 위한 적과의 동침? 탄핵 당한 루고 전 대통령 상원의장 선출
파라과이
자유게시판

 
입력 07/09
ㆍ조회: 11      
집권을 위한 적과의 동침? 탄핵 당한 루고 전 대통령 상원의장 선출



2017년 들어 파라과이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5년 단임제의 대통령 임기 제한을 없애고 집권을 연장하려는 보수과두세력의 음모에 탄핵 후 정권 복귀를 노리는 좌파가 동조하면서 파라과이 정국은 진흙탕 속으로 밀려들고 있다. 우파 정권의 실정으로 좌파의 집권이 유력한 가운데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페르난도 루고 전 대통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탄핵 쿠데타

2008년 페르난도 루고가 대통령에 당선돼 60년 보수 정권의 지배를 종식시켰다. 가톨릭 주교를 지낸 해방신학자인 루고의 당선은 가히 혁명적 변화였다. 그러나 2012년 파라과이의 보수 과두세력은 쿠루과티 폭력사태를 빌미로 의회에서 루고 대통령 탄핵 표결을 통과시켰다.

전투경찰 300명이 쿠루과티 지역의 무토지 농민들을 무차별 공격한 폭력 충돌에서 농민 11명과 경찰 6명 등 모두 17명이 사망했다. 당시 야당은 이 사태를 빌미로 대통령 탄핵을 관철시켰다. 2016년 법원은 농민 11명에게 도합 12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폭력과 사망에 책임 있는 경찰에 대한 처벌은 전혀 없었다.

파라과이의 2012년 탄핵 쿠데타는 한편에서 2009년 온두라스 쿠데타에 이어지는 제국과 과두제의 반동적 공세였고, 다른 한편에서 2016년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탄핵의 전조이기도 했다. 2002년 베네수엘라 반 차베스 쿠데타의 실패로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에서 쿠데타를 민중의 힘으로 뒤집을 수 있다는 새로운 자신감이 생겼지만, 핑크타이드의 약한 고리인 온두라스와 파라과이에서 시작된 작은 반동은 2016~17년 핑크 타이드 전체의 위기로 비화됐다.

탄핵 5년 후 - 개헌 공방

그러나 탄핵 쿠데타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파라과이의 상황은 복잡해졌다. 6월 17일 파라과이 상원은 페르난도 루고를 찬성 24표, 기권 1표로 상원의장에 선출했다. 이에 반대하는 상원의원 20명은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다. 2012년 탄핵 당했지만, 2013년 총선에서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복귀한 루고는 1년 임기의 상원의장에 당선되면서 잃었던 권력을 회복했다.
현재 여당인 콜로라도당의 오라시오 카르테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저 수준이다. 콜로라도당은 역사적으로 1954년 쿠데타 이후 1989년까지 35년간 철권을 휘두른 알프레스 스트로스너 독재의 정당이며, 2012년 탄핵쿠데타를 주도했고, 2013년 대선 승리로 권력을 되찾았다.

지난 3월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페르난도 루고는 52.6퍼센트의 지지율로 압도적 지지를 받은 반면, 카르테스 현 대통령은 11.9퍼센트로 2위에 머물렀다. 루고를 당선시켰던 좌파연합 과수전선(Frente Guasu)는 현재 마땅한 대안 없이 루고의 2018년 대선 출마를 지지하고 있다. 루고 역시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의 개정 여부에 관계없이 내년 대선에 출마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2월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77퍼센트의 응답자가 대통령 연임에 반대했다. 알베르토 스트로스너 35년 독재에 대한 기억 때문에 파라과이인의 대다수는 5년 단임제를 명시한 현행 헌법을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여론에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판단한 카르테스 대통령은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무리하게 헌법 개정을 추진했다. 연임 허용 개헌에 합의한 루고와 카르테스는 상원 비공개 회의에서 개헌안을 통과시켰지만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자유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가 개헌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3월 31일 자유당 지지자들은 의사당에 불을 지르면서 항의했고, 경찰과의 폭력충돌 와중에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개헌 논의는 당분간 중단된 상태다.

2018년 대선 - 불확실성의 증폭

3월 여론조사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출마가 불가능한 경우 수도 아순시온 시장 마리오 페레이로가 47.3퍼센트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레이로는 2013년 대선에서 중도좌파연합의 후보로 나서 카르테스에게 패배했다. 원래 페레이로는 루고의 과수전선에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정치적 차이로 탈당해 독자적 정당을 만들었고, 아순시온 시장에 당선됐다. 루고는 페레이로와의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페레이로는 대통령 연임 허용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연대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2015년 아순시온 시장선거에서 페레이로가 승리하면서, 파라과이 정치에서 2018년 좌파의 집권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2012년 탄핵 쿠데타의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기묘한 연합은 루고와 과수전선의 2018년 대선 전략에 의문과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과수전선은 상원 5석(/40석), 하원 1석(/80석)을 보유한 군소정당에 머물고 있으며, 2012년 탄핵 쿠데타의 원인 중 하나로 취약한 의회 기반이 지적됐었다.

이런 안팎의 상황에도 2018년 집권을 위해 자신을 탄핵한 세력과 손을 잡아,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연임 개헌을 관철시키려는 페르난도 루고와 과수전선의 정치적 도박에 가까운 전략이 얼마나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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