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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상환ㆍ집세 보조까지… 열도는 청년 취업 ‘파라다이스’
도쿄
자유게시판

 
입력 09/12
ㆍ조회: 49      
학자금 상환ㆍ집세 보조까지… 열도는 청년 취업 ‘파라다이스’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긴자(銀座)1번지 요미코빌딩. 이달 3일 주말인데도 종합웨딩기업 ‘노바레제’의 인재개발부 이와이 유키(岩井雄紀ㆍ27)씨가 동료직원들과 기획회의에 몰두하고 있다. 휴일을 반납한 채 고객서비스 아이템을 놓고 머리를 짜내고 있지만 유독 이와이씨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이 회사 덕분에 일본 대학생들의 큰 짐 덩어리인 학자금 상환의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와세다대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과 동시에 4년간 빌린 학비와 이자 등 520만엔(약 5,500만원)을 갚는 문제로 고민이 깊었다. 그런데 그는 의외로 쉬운 데서 해답을 찾았다. 재학 중 학자금을 대신 갚아주는 기업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그는 드레스와 피로연 등 결혼관련 사업을 하는 노바레제에 입사를 지원했고 간단한 절차를 거쳐 곧바로 취업이 됐다.


올해 일본 대학생들의 취업률은 97%수준에 이르고 있다. 엔저효과를 비롯한 경제환경 개선이 기업 실적으로 연결돼 인력의 추가 수요가 존재하는 데다 고령화 요인까지 겹치면서 청년 구직보다 구인난이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졸업생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세상은 넓고 일자리는 많은’ 셈이다. 이러다 보니 기업들이 갖은 아이디어로 대학 졸업생을 입도선매하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기업들이 가장 많이 쓰는 유인책으로는 학자금 상환이 꼽힌다. 일본학생지원기구에 따르면 생활고로 상환이 3개월 이상 밀린 대학생은 지난해 3월 기준 17만3,000명에 이른다. 이와이씨는 “일본 대학생 절반쯤은 학자금을 대출받고 있다. 졸업한 뒤 계속 빚더미에 앉거나 미납상태로 연체돼 이자가 불어나는 경우가 꽤 있다”며 “최대 20년까지 갚아나가면 되지만 고향인 나라(奈良)현에서 올라와 도쿄 생활을 하는데 갚아나가기 쉽지가 않다”고 설명했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졸업생들의 이런 고민을 파고 들었다. 노바레제의 홍보담당 마스이 타마키(松井環)씨는 “우리 회사는 연간 3,300쌍의 웨딩사업을 도맡을 만큼 수준 높은 인재의 두뇌가 필요하다”며 “학비부담을 진 졸업생들 가운데 우수한 자원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학자금 상환을 조건으로 내세웠다”고 말했다.

부동산업체인 시노켄그룹도 최대 유인책으로 학자금 지원을 내걸었다. 내년 봄 입사하는 사원이 대상이다. 입사 초기 월급이 적은 시기에 학자금 상환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초기 5년간 매달 상환액의 50%를 수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도요타자동차그룹은 여성 엔지니어를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대출받은 학자금의 이자를 선지원해주고 도요타자동차나 그룹 산하 9개사에 입사하면 학자금 전액을 대신 갚아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식 급여가 아닌 수당 형식으로 인센티브를 주기 때문에 부담이 누적되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

주거비용 보조를 통해 우수인력을 유인하는 회사도 생겨났다. 일본의 대표적 인터넷기업인 ‘사이버 에이전트’는 회사가 있는 도쿄 시부야(?谷) 근처에 집을 구하는 경우, 매달 3만엔씩 집세를 보조해주는 혜택을 내걸었다. 지하철역 두 정거장 이내에 집을 구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만원 지하철 통근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명목이지만, 지방출신 직원들로선 도쿄 한복판에 살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기업 입장에선 비용 증가의 부담이 있지만 업무 효율 증대까지 노려 주거 보조를 결정했다. 상쾌하게 아침 근무를 시작하면 능률이 오를 수 있다는 취지다. 사이버에이전트 홍보부 우에무라 츠쿠미(上村嗣美ㆍ38)씨는 “신입사원 모두에게 적용되며 입사 6년차가 되면 시부야 근처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도 매달 5만엔씩 주거비용을 제공키로 했다”며 “출근시간 스트레스까지 없어지니 입사경쟁률이 20대1로 최근 4,000명이 응시해 200명이 합격했다”고 소개했다.

일본이 일자리에 관한 한 천국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어두운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들어서기 전인 2012년 정규직 사원수는 3,340만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작년 정규직은 3,304만명으로 36만명이나 줄었다. 대신 비정규직은 2012년 1,813만명에서 2015년 1,980만명으로 167만명 늘어났다. 지난해 일본 전체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37.5%에 이른다. 3명중 1명 이상이 비정규직이란 얘기다.

일부에서는 일본 청년층 문화가 ‘비정규직 사회’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부모세대의 버블붕괴를 지켜본 20, 30대 청년층은 ‘사토리(애 늙은이 같은 달관) 세대’로 불린다. 적게 벌고 적게 쓰자는 신조로 사는 이른바 ‘프리터족’들이다. 일정한 직업 없이 돈이 필요할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잇는 젊은이들의 ‘그날 벌어 그날 쓰자’는 인생관은 일본 내부에서도 심각한 비판에 직면해 있다. 회사를 골라 취업하는 호황의 반대쪽엔 비정규직이나 취업 자체를 포기한 청년층이 버티고 있는 게 일본 사회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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